Subject: 자원봉사자 거부선언 중에서 새롭게 발견한 구절...
Date: Thu, 07 Nov 2002 12:21:27 +0900
From: 한덕연
Organization: 복지계의 초야를 떠도는 나그네
Newsgroups: welfare.freebbs2
보통사람들은 동네 친구들, 이웃집 사람들, 고모, 이모, 작은 아빠, 큰 아빠, 외삼촌, 교회 선후배, 동호회 사람들 등의 관계로 서로 돕고 살아갑니다.
누구나 혼자 살지 못하고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갑니다. 그렇지만 이웃이나 친척이나 知人에게 도움을 주었다고 해서 그를 자원봉사자나 후원자 혹은 결연자라고 하지 않습니다. 도움을 받았다고 해서 대상자, 클라이언트, 케이스라고도 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시설의 생활자들은 도움을 받을 때, 봉사꺼리, 일감, Recipient, Dependent, Patient, Case, Object의 지위에서 애같은 노릇을 하고, 시설 밖의 사람들은 온정적 시혜자, 후원자, 봉사자, 치료자, 교육자라는 지위를 갖고 부모같이 행세합니다.
이는 불가피한 것일까요 ?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
저는 시설 사회복지사들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복지시설에 집어넣고 안주하는 격리,수용 보호 중심의 서비스를 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입니다. 복지의 섬을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오래 전에 (98.10.23) 자원봉사관리자 교육에서 강의했던 저의 원고를 다시 보다가 새롭게 발견한 구절이 있어 여러분과 같이 생각해보고자 이곳에 올립니다.
자원봉사자 그놈들은 사회 속에 환상의 섬을 만들어 나를 그 속에 고립시킨다 는 구절이 바로 그것입니다.
자원봉사자 거부선언
..... 앞부분 생략하고,
자원봉사자는 나의 적
나는 자원봉사자 그놈들을 거부한다.자원봉사자 그놈들은 나를 교묘하게 자멸시킨다.
자원봉사자 그놈들은 나를 능숙하게 응석부리도록 만든다.자원봉사자 그놈들은 바라지도 않는 것을 해 주려 한다.
자원봉사자 그놈들은 겨우 남아 있는 힘마저도 약화시킨다.
자원봉사자 그놈들은 나를 악세사리로 만들어 거리를 활보한다.자원봉사자 그놈들은 내 휠체어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자원봉사자 그놈들은 나를 멋진 젊은이들의 결혼식을 장식하는 가련한 도구로 쓴다.자원봉사자 그놈들은 나를 여름 휴가의 과제로 여긴다.
자원봉사자 그놈들은 그들의 자녀들에게 관찰일기를 쓰게 한다.자원봉사자 그놈들은 사회 속에 환상의 섬을 만들어 나를 그 속에 고립시킨다.
나는 그놈들에게 꼬리를 쳤다.
그놈들은 교묘하고 능숙하게 나를 사육하여 길들였고,
더러운 손으로 나의 턱을 어루만졌다.나는 더 이상 그놈들의 기분을 맞추어 주지 않을 것이다.
또 다시 그놈들의 손이 뻗쳐오면
나는 반드시 그놈들의 손을 깨물어 버릴 것이다..... 뒷부분 생략하고,
지은이 하나다 에구보
자원봉사활동조정자, 쯔쯔이노리꼬 저, 박태영/최경익 역, '93 도서출판 은익 pp. 46-47에서 부분 인용
시설의 아동들과 양로원의 어르신들이 명절이나 휴일에 자원봉사자들의 비위를 맞추느라 얼마나 피곤해 하는지에 대해 썼던 사회복지신문의 한 칼럼이 생각난다.
Subject: Re: 자원봉사자 거부선언 중에서 새롭게 발견한 구절...
Date: Thu, 7 Nov 2002 23:31:11 +0900
From: 이기남
Organization: 동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94학번, 교남소망의집 사회복지사
Newsgroups: welfare.freebbs2
References: 1
"자원봉사자 그놈들은 사회 속에 환상의 섬을 만들어 나를 그 속에 고립시킨다."
작년은 세계자원봉사자의 해였습니다.. 그래서 볼런티어 21에서는 자원봉사물결운동 등을 펼쳐가면서 자원봉사의 확산운동을 펼쳐가고 있습니다. 해마다 그 숫자를 늘려가려 하고 있고 실제적으로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수많은 사람들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온정적 시혜자, 후원자, 봉사자, 치료자, 교육자라는 지위를 갖고 부모같이 행세를 하려할까요??
또, 그 많은 사람들 중 나누는 삶을 통해 그 어느 곳에서도 맛보지 못한 희열과 짜릿함.. 삶에 대한 만족감.. 자기 자신이 살아있음을 깨닫게 하는 교훈이 가득한 환상의 섬을 진정으로 사랑하여 찾아오고자 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아직은 모든 것이 진행단계에 있는 것 같습니다... 긍극적으로 dewelfare 세상에 다다르기 위한 과정에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각 교육센타에서 쏟아져 나오는 환상의 섬을 꿈꾸는 그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꿈을 깨이게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이문제에 대하여 바로 알고 있고 또 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환상의 섬을 꿈꾸며 온정적 시혜자, 후원자, 봉사자, 치료자, 교육자의 지위를 가지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누가 쉽게 판단하고 비난할 수 있겠습니까만, 궁극적으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 선의.. 가장 저변에 깔려있는 선한 행동의 의지는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될 아주 큰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살펴본다면 환상의 섬을 꿈꾸며 여러 형태의 지위를 가지고자 하는 사람들은 근본적 것과 궁극적인 방향감각에 대하여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면에서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 선의지의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고, 알게하고 또, 그 방향으로 가도록하기 위해서는 무지를 깨닫게해주고 새로운 길을 알려주는 복지교육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간과복지 이명묵 선생님께서 2000 제 1회 사회복지의 날을 기념 세미나 기조강연에서 하셨던 시민들의 이해와 참여를 위해서는 사회복지 대중화를에서 말씀하셨던 부분 중 "복지교육"이라는 부분에서 요즘들어 많이 생각하게 되고 고민하게 됩니다.. 바른길을 바른 방향을 바르게 가르쳐주고 인도해주는 일.. 그 일을 바로 지금 시점에서 우리가 해야할 몫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성숙되지 못한 부분들이 많아서 여러모로 준비하고 훈련하고 공부해야할 내용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인도자가 그 방향성을 알지 못하고 엉뚱한 길을 가고 있는지...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 조차 모른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안타까운일이 아니라 미안하고 죄짓는 일일 수도 있겠습니다...
"자원봉사자 그놈들은 사회 속에 환상의 섬을 만들어 나를 그 속에 고립시킨다."
"이 문제를 어떻게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요?"
기남아,
나는 전적으로 너의 생각에 동의한다.
사람들이 선의를 가지고 남을 돕고자 하는데, 나는 그것을 매우 고맙게 생각하며
또 좋게 여긴다.
문제는 자원봉사라는 이름으로 사람관계를 왜곡시켰다는 것이고,
우리의 어릴 적 고향을 생각해보자.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가 어떠했는지 생각해보자.
물론 예전에도 도움을 주면서 행세하고 도움 받는 것이 구차스러웠던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 자연스러운 보통사람의 관계로 "함께" 살았고 도움을
주고 받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
물론 환경정화나 교통정리, 행사보조 등과 같이 그저 자원봉사라는 이름이 크게 문제되지 않는 봉사영역도 있다.
어려운 사람을 돕되 자원봉사자라는 이름을 오히려 부담스럽게 여기고 그저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교제와 나눔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문제의 중심에는 시설과 복지관의 사회사업가가 있다.
세상속에는 자연스러운 인간관계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으나, 사회사업가에게 "걸려든" 봉사자들과 대상자들은 매우 부자연스러운, 인위적인 관계로 서로 못할 짓을 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바로 사람관계를 왜곡하는 장본인들이다.
오늘 아침에 극동방송에서 어느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며 심기가 불편했던 것도 같은 까닭에서다.
종교인들과 정치인들과 사회복지사들에 의해 사람의 우열이 나뉘고 인간관계가 비뚤어진다.
물론 선한 뜻으로 남을 돕는 것을 함부로 매도해서는 안될 것이다. 동정이 나쁜 것도 아니다.
수많은 복지시설들에서 착한 마음으로 진심으로 지극정성으로 생활자들을 돌보고 돕는다.
하지만 그것이 다 옳은가 ?
사실상 격리,감금과 다름없는 수용소 생활을 하고 있는 생활자가 얼마나 많으며 보통사람들과는 다르게 분류되거나 분리되어 살아가는 생활자가 얼마나 많으며, 들어가면 죽을 때까지 다시 나올 수 없는 '죽음'으로 가는 시설이 얼마나 많은가 ?
일찌기 이웃에 살았으나 언제부터인가 정신병원에 격리, 감금되어 인간 이하의 생활을 해온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 "마음을 앓는 사람들"을 한번 읽어보기 바란다.
다양한 부류,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보통의 지역사회, 보통의 공동체속에서 남들과 어울리고 사랑을 주고 받으며 살아가고 싶어하는, 그렇게 살아야 할 생활자들의 "소속과 애정의 욕구"가 무참히도 짓밟히고 있는 곳이 얼마나 많은가 ?
자신과 타인으로부터 존중받고자 하는 "자존의 욕구"가 무심한 사회사업가들과 봉사자들에 의해 무시되어 버리는 클라이언트는 또 얼마나 많은가 ?
"자유 평등"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예속적이고 의존적인 관계가 고착화하는 클라이언트들이 얼마나 많은가 ?
보통의 자존심이라도 가진 사람이라면 자신들에게 주어지고 가해지는 '도움'의 방식에 미쳐버릴 상황이 얼마나 많은가 ?
고맙기는 하지만 자존심 상하고 아니꼽고 불쾌한 "봉사"는 또 얼마나 많은가
?
사회사업가들과 봉사자들이 잘못했기 때문이다. 봉사자들이 그렇게 된 것은 시설과 복지관에서 봉사자를 끌여들인 사회사업가들의 잘못이다.
그러면 사회사업가는 무엇을 잘못했는가 ?
첫째는 일하는 자세와 인격의 문제이고, 둘째는 이념과 실천방법의 문제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
Natural-Fare의
결론에 쓴 바와 같이
첫째는 일하는 자세를 바르게 해야 한다.
시설에 근무하는 사람은 "생활시설의 핵심전략"을 읽어보자.
주는 자의 오만함, 도와주는 것이니 적당히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듯한 안이한 태도,
클라이언트의 인격이나 자존심이 상하지 않도록 배려할 줄 모르고,
우리가 이렇게 인격과 예의범절을 바로 갖추지 않을 때, 주는 자는 부모같이 행세해도 되고 받는 사람은 애같은 노릇을 해야 하는 아니꼽고 불쾌한 복지판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클라이언트를 대함에 있어 인격적이고 평등한 관계가 되도록 우리의 언어와 품행을 지극히 삼가고 끊임없이 다듬어야 할 것입니다.
다만 실무자로서 내가 기관이나 시설에 근무한다면 이렇게 하겠다는 생각만 해보았을 뿐이다.
국가나 사회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고, 나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가만 주로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다. 그것이 지금까지의 내 한계인지도 모른다.
Subject: 자세와 방법의 문제...
Date : 2002. 11. 8
From: 한덕연
Organization: 복지계의 초야를 떠도는 나그네
Newsgroups: welfare.freebbs2
그런 왜곡을 주동한 장본인들 중에 바로 사회복지사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왜곡된 관계속에서 "자원봉사자"라는 이름으로 도와주는 것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게 문제이다.
둘째는 이념과 목표와 방법을 바르게 해야 한다.
복지관에 근무하는 사람은 자원봉사자를 끌어들여 복지관 사업 하려들지 말고 사람들의 생활속에서 자연스러운 서비스가 되도록 공작하자는 "복지기관의 핵심전략"을 읽어보자.
첫째로, 클라이언트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져야 합니다.
우리 복지인들은 (영성 &) 인격 수양에 힘써야 합니다. 클라이언트와의 관계에 있어 지극히 겸손하고,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자 하는 진지한 열의를 가지고 대해야 합니다. 클라이언트의 연령에 맞게 예의를 갖추어 인격적으로 대해야 합니다. 특별히 노인시설과 정신지체인 시설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언어행실을 더욱 삼가야 합니다.
둘째로, 실천의 목표와 전략, 일의 내용과 방법을 바꾸어야 합니다.
자신의 어리석음과 무식함을 자랑하기라도 하듯 함부로 대하는 무례하고 불손한 태도,
돈이 많고 권력있는 사람에게 대하는 것과 클라이언트를 대하는 것이 같지 않은 이중적 태도,
클라이언트로 하여금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선택하고 결정하고 통제할 수 있도록 돕지 않고,
자신의 편의에 따라 일방적으로 행하는 고자세, 자세(藉勢)
그것은 welfare.or.kr에 있는 복지경영, 특히 복지관의 핵심전략, 복지시설의 핵심전략, 이런 복지인이 되어야 한다에 구체적인 전략과 적용 사례를 소개하였습니다.
대중을 상대로 한 복지교육과 같은 사회운동적 방안이나 정책적 접근방안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