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


언제든지 툴툴 털고 일어나 미련 없이 떠날 수 있는,
욕심도 없고 얽매임도 없는 나그네이고 싶습니다.

천진난만한 동심과 해맑은 웃음으로
때 묻고 코 묻어도 마냥 좋은 털털이이고 싶습니다.

땀 흘려 일하고 달게 잠으로 행복해하며,
먹을 것 입을 것 있음으로 족한 줄 아는 빈자이고 싶습니다.

떼어 주고 뽑아 주고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섬기기만 하다가 이름 없이 사라지는 머슴이고 싶습니다.

유언



부고와 장례식을 하지 마십시오.
장기와 시신은 약속한 곳에 기증하고 1588-1589
사람에게 쓸모없으면 무덤 묘비 흔적 없이 흙으로 돌아가게 해 주십시오

유품은 필요한 곳에 주거나 없애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