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3. 일본

일본의 복지정보통신은 두가지 흐름으로 파악해 볼 수 있다. 하나는 다른 나라의 경우처럼 보편적 서비스의 실현과정에서 복지적 요소를 반영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복지서비스(주로 고령인 복지)에 고도정보통신기술을 응용하는 것이다.

(1) 일본의 보편적 서비스

1995년 1월의 통신정책위원회의 중간보고서에서는 모든 국민의 정보접근권이 보장되어야 함을 명시하고 있으며, 정보통신망에의 평등한 접근이 정보사회의 '새로운 기본 인권'(new basic human right)으로 규정되어 있다. 이러한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 정보서비스는 모든 국민에게 적절한 가격으로 제공되어야 하며, 지역적 차별의 제거와 사용자들의 공평한 부담을 원칙으로 고려해야함을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일본의 경우 정보통신망에의 평등한 접근을 '새로운 보편적 서비스'로 규정하고 있긴 하지만 지역과 가격의 문제를 중심적으로 볼 뿐 장애에 의한 장벽의 제거나 보편적 설계의 문제는 본격적으로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

한편 일본에서는 통신환경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보편적 서비스'(new universal service)'가 요구됨을 인식하고 있다. 우선 통신시장의 규제완화에 따른 자유경쟁체제하에서 어떻게 새로운 보편적 서비스를 확보할 것인가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즉 비용부담의 주체, 이익배분방식, 보편적 서비스제공의 책임소재, 요금체계, 그리고 이와 관련된 산업조직 등의 쟁점이 부각되어 있다. 다른 한편, 광통신망의 구축으로 '멀티미디어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화시대 보편적 서비스 개념의 확장문제가 함께 제기되고 있기는 하지만 확장의 방향과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2) 고도정보화와 고령자 복지

일본은 21세기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고도정보통신기반 구축의 필요성을 국내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점들에서 도출하고 있다. 1994년의 일본 우정성 통신위원회 보고서 '고도정보통신기반구축을 위한 프로그램'은 고령인구, 인구와 자원의 토쿄 집중현상, 경제적 구조의 변화 등을 현재 일본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사회기반으로 고도정보통신기술의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 문제와 과련하여 정보통신기반이 다루어야할 6가지 과제를 제시하고 있는데, 그 첫번째가 고령인구의 사회적 참여와 적절한 의료서비스 보장을 위해 정보통신기반을 이용하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첨단 응용기술을 개발하여 교육·의료·복지서비스 등의 공공응용분야에 도입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은 복지정보통신에 있어서 고령인의 복지를 주된 내용으로 설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일본의 65세 이상 고령인이 전체 인구의 9.3%(95년 7월 현재)나 되는 상황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그러면 고령인 복지를 위해 정보기술을 어떻게 응용할 것인가? 일본 통산성의 '고도 정보기반구축 프로그램'은 몇가지 구체적인 시책을 밝히고 있다. ※ 통산성의 의료·복지정보화 계획 참조

한편 장애인에 대한 고려는 '신체장애인의 편리증진에 도움이 되는 통신·방송의 신체장애인 이용 원활화 사업추진에 관한 법률'(1991년 9월 1일 시행)에 명시되어 있다.

이 법률 제1조는 그 목적에 대해 "사회경제의 정보화 진전에 수반하여 신체장애인의 전기통신 이용기회를 확보할 필요성이 증대한 것을 감안하여, 신체장애인이 통신·방송을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조치를 강구함으로써, 통신·방송서비스 이용에 관한 신체장애인의 편리 증진을 꾀하고, 균형있는 정보사회 발전에 도움이 된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법률은 보편적 서비스라는 통신정책의 기본에 근거하여 신체에 장애가 있기 때문에 통신·방송 서비스를 충분히 이용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해서도, 해당 통신·방송 서비스를 원활히 이용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에서 제정된 것이다.

하지만 이 법률의 조항을 살펴보면 통신에 대한 내용은 일반적인 원칙에 대한 규정과 함께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용 공중전화부스의 설치에 대한 것만 규정되어 있을 뿐, 대부분의 조항은 방송에 할애되어 있다. 즉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해설프로그램 및 자막프로그램 등의 방송시간 확대와 방송지역 확대, 그리고 보조금지급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편 장애인 관련 정보서비스로는 Nifty Serve상의 '장애인 포럼'이 대표적인데 여기에는 장애관련 법규, 선언, 회보, 장애에 대한 이해, 복지기기 카탈로그, 복지시설에 관한 정보, 수화 등의 정보가 수록되어 있다.

이상에서 볼 때 미국의 경우 NII에 의한 고도정보통신서비스를 실현함에 있어 소득과 지역, 장애에 의한 접근장벽을 제거할 수 있도록 모든 정보통신기기 및 서비스를 보편적으로 설계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이것이 '확장된 보편적 서비스'의 내용이다. 또한 보편적 설계의 핵심은 장애인의 요구를 고려한 복합적인 양식(mode)을 제공해 선택성(choice)을 높이는 데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정책적 기조는 장애인법(ADA)에 의해 제도적으로 뒷받침되며, 연방·주·지방정부 및 민간차원에서는 장애인의 정보통신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의 경우 EU차원에서는 미국처럼 현대적인 확장된 보편적 서비스나 설계문제에 대해 명시적으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는 않지만, 몇가지 프로젝트와 각국의 시책 및 정보서비스에서 구체적인 흐름을 엿볼 수는 있었다. 유럽의 보편적 서비스에 대한 논쟁은 규제완화에 따른 새로운 통신시장환경에서의 보편적 서비스 제공방법에 대한 문제에 집중되어 있는 듯하다.

일본은 고령인구의 증가라는 사회문제 해결에 새로운 정보통신기반(신사회자본)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정보통신망에의 평등한 접근이 '새로운 기본인권', '새로운 보편적 서비스'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보편적 접속이나 보편적 설계의 문제가 본격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보편적 서비스에 대한 이슈는 유럽과 마찬가지로 서비스제공방식이나 요금체계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종합해보면, 선진제국의 경우 고도정보통신기반구축과 함께 기존 보편적 서비스의 개념과 영역을 확장하고, 평등한 접근을 실현하기 위해 여러 방향에서 논의와 활동이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미국은 국가차원에서의 제도적 지원과 동시에 민간의 활발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