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제 1 장 서 론

제 1 절 연구의 목적

한국사회는 지난 30여년간의 산업화를 통해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룩하였고, 그 결과 절대적 빈곤의 늪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하지만 21세기를 불과 몇년 앞둔 지금 우리나라는 한편으로 산업화를 넘어선 정보화의 추진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앞에 두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뒤늦게나마 사회복지를 선진화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국민복지의 문제를 비롯하여 후발 산업화에 수반된 제반 문제점들을 미처 다 해결할 겨를도 없이 서둘러 정보화에 앞서 나아가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무한경쟁의 세계체계 안에서 수행되고 시험받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우리나라는 정보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보화에 대한 논의나 정책이 정보통신기반의 구축과 정보통신산업의 육성 등 경제성장의 가속화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영역에 주로 집중되어 있다. 정보화는 중화학공업화와 같은 산업구조적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사회의 형성'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의미를 갖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정보화의 추진에 있어서 그것이 초래할 정보사회의 구체적인 모습에 대한 고려가 요구된다. 경제성장과 사회통합을 동시에 담보해낼 수 있는 정보사회가 형성될 것인가, 아니면 그렇지 못한 정보사회가 형성될 것인가는 현재의 정보화의 추진방향에 의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우리나라에 있어서 사회복지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정부의 최소한의 원조라는 정도로만 이해되어 왔고, 이것조차 충분히 실행되어 왔다고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제 선진국으로의 진입을 위해 사회 각 영역에 있어서 세계화·선진화를 추진해 나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복지 역시 선진화를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복지자원의 제한성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긴 세월에 걸쳐 시민사회에서의 논의와 사회운동 등을 바탕으로 사회적 합의와 관련 법제도 및 정책을 축적해 온 선진국의 복지 수준에 일거에 도달하기는 쉽지 않다.

이처럼 정보화와 사회복지의 선진화를 동시적으로 달성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정보화와 복지 선진화가 양자택일적 관계가 아닌 상호촉진적 관계가 될 수 있는 '접점'을 찾아냄으로써 한국사회의 세계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현대에 있어서 정보화와 복지화가 점차 상호의존적 관계로 맺어지고 있다. 즉, 우선 정보화는 '보편적 서비스'라는 기존의 이념과 정책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불평등을 확대하고 새로운 정보격차를 만들어낼 위험성을 안고 있다. 따라서 정보화의 추진에 있어서 사회통합과 복지에 대한 고려가 요구된다. 다른 한편으로, 사회복지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복지자원 동원체계, 복지서비스 전달체계, 그리고 사회적 약자의 사회참여통로 등의 측면에서 장애요인을 극복케 해 줄 물리적·사회적 장치가 요구되는 바, 발달된 정보통신기술 및 정보사회의 의사소통구조가 이 점에서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정보화와 복지화가 밀접한 상호의존적 관계로 되어 가면서 '정보통신의 복지화'와 '사회복지의 정보화'라는 2가지 방향에서의 접근이 중첩되는 영역이 생겨나게 된다. 바로 이 양방향에서의 접근과 그 중첩영역을 '복지정보통신'이라 부를 수 있다. 즉, '복지정보통신'이란, 한편으로는 '정보화 추진과정에서의 복지적 요소의 내장', 다른 한편으로는 '정보화의 복지적 효과 활용' 양자를 의미하며, 나아가 '정보화와 복지화의 발전적 결합 영역'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 연구는 '복지정보통신'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향후 '복지정보통신'에 관한 학술적·정책적 논의가 보다 확고한 근거에서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이뤄졌다.

보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의 과제를 서술하면, 우선 '복지정보통신'이라는 새로운 문제영역을 발견하여 그 개념적 위상과 내용구성을 탐색해보고자 하였다. '복지정보통신' 개념은 아직 국내외적으로 거의 논의된 바 없는 신조어의 수준에 머물고 있므므로, 이를 객관적이고 유용한 개념으로 정립하는 것 자체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따라서 그것의 개념적 위상과 의의, 그것이 가리키는 과제영역의 구성 등을 이론적으로 재구성해보고자 하였다.

둘째로, 비록 명시적으로 '복지정보통신'이라는 개념하에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개념으로 포섭해 낼 수 있는 국내외의 제반 정책기조, 주요 기관들의 활동 내지 프로그램, 관련 법률 등을 정리해 보고자 하였다. 이는 '복지정보통신' 개념을 보다 구체적인 차원에서 제시함과 동시에 각 나라별 차이를 알아보기 위함이다.

셋째로, 우리나라에서 현재 우선 시급하면서 동시에 당장이라도 구성가능한 '복지정보통신 서비스망'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뒤에서 살펴보게 되는 바와 같이 '복지정보통신 서비스'의 구성 문제는 '복지정보통신'이라는 전체 과제영역 중 한 부분이다. 본 연구에서 여타의 부분보다 특히 이 부분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고찰하고자 한 것은 일단 당장이라도 실행가능한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모습을 제시함으로써 하나의 시범을 제공하기 위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