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결론

이제까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이 장애인에게 미칠 수 있는 가능성과 현재 우리 나라의 장애인에게 미치고 있는 영향을 경험적으로 분석하였다. 제2장에서는 장애와 장애인의 개념을 검토하고, 우리 나라 장애인구의 변화 및 그 특성을 살펴보았다. 또한 장애인복지 및 재활의 목표와 영역을 검토하였다. 제3장에서는 정보통신기술 활용 가능성 및 현황을 장애인복지의 체계에 따라 개인적 영역, 사회적 영역, 재활서비스의 전달영역으로 구분하여 검토하였다. 제4장에서는 보편적 서비스 제도의 발달, 장애인용 정보통신기기 및 소프트웨어의 개발·보급 현황을 선진국과 비교하여 살펴보았다. 또한 장애인의 PC통신 이용 양상을 일반인과 비교함으로써 그 차이점을 밝혀내었다. 제5장에서는 장애인을 위하여 활용되는 정보통신기술 중 대표적인 사례를 분석하였다. 총 16개의 사례를 분석하였는데, 사설 전자게시판, PC통신 동호회, 웹 사이트, 장애인종합복지관의 정보화, 장애인복지전산망, 전화·팩스 정보서비스, 방송, 초고속시범사업으로 분류되어질 수 있다. 각 사례의 개요, 서비스 내용, 이용자, 개선할 점 등을 조사함으로써 정보통신기술이 장애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경험적으로 확인하였다.

제1절 정보통신기술에 의한 장애인복지의 향상

정보통신기술이 장애인복지에 활용되고 있는 현황과 가능성을 요약하면 <표 6-1>과 같다. 현재의 정보통신기술의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정보통신기술이 장애인복지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은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 특히 통신망을 이용한 원격서비스는 장애인에게 물리적 공간 이동의 장벽을 넘어서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 또한 정보통신기술이 신체기능을 보완함으로써 장애인들의 기능장애를 극복하게 해 준다. 인쇄정보에 접근할 수 없었던 시각장애인은 인터넷 신문을 읽고, 전자사전으로 영어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정신지체장애인이나 학습장애인이 자신의 수준에 맞는 특수교육용 소프트웨어를 선택하여 개별학습을 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되었다.

정보통신기술이 장애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음은 장애인의 PC통신 이용 양상에서도 확인되었다. 조사 결과 평균적으로 장애인 가입자는 전체 가입자보다 PC통신을 더 많은 시간 이용하며, 요금 할인혜택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이용요금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즉 정보통신서비스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그것을 통하여 직업재활, 교육재활, 사회재활 등 재활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컴퓨터와 가상공간을 기반으로 하여 현실세계에서도 자신의 삶의 영역을 확대시키고 있는 것이다.

<표 6-1> 장애인복지에의 정보통신기술 활용 현황과 가능성

장애인복지의 체계

정보통신기술의 활용

개인적 영역

신체 기능 보조

음성합성장치, 수화통역 시스템 등

이동장애의 극복

(원격서비스)

홈쇼핑, 홈뱅킹, 원격교육, 원격의료, 재택근무 등

의료재활

전자장치 삽입에 의한 기능복귀 등

교육재활

특수교육용 소프트웨어, 전자사전 등

사회재활

가상공간에서의 사회적 상호작용, 가상공동체에의 참여 등

심리재활

동기유발 소프트웨어, 원격상담 등

직업재활

재택근무,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업 창출 등

사회적 영역

물리적 환경의 개선

시각장애인용 유도신호장치, 통신중계서비스 등

제도적 환경의 개선

보편적 설계, 보편적 서비스의 발달

국민의식의 개선

가상공간에서의 사회적 상호작용

재활서비스 전달영역

장애인 복지시설의 정보화

업무 및 서비스 제공의 정보화, 통신망 이용 등

장애인복지 관련 정보의 제공

데이터베이스, 전자게시판, 전화음성정보서비스 등

장애인을 위한 정보통신기술 사례분석 결과에서도 정보통신기술은 장애인에게 복지 관련 정보와 사회적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고, 재활서비스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등 장애인복지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장애인을 위한 정보통신서비스 증가 역시 이러한 긍정적인 영향을 증명하여 준다. 초기에는 전체 장애인을 대상으로 정보통신서비스가 제공되었으나, 최근에는 청각장애인, 시각장애인 등 특정 유형의 장애인을 주대상으로 하는 사설게시판이나 PC통신 동호회가 만들어지고 있다. 나아가 인터넷 상에는 자폐증, 척수장애 등 더욱 세분화된 장애 관련 웹 사이트들이 등장하고 있다. 사설 게시판이나 PC통신 동호회는 정보교환과 대화가 가장 활발히 이용되고 있는 반면 인터넷은 치료, 학습 등 관련된 정보의 교환을 중시하는 차이를 보인다.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 이외에도 정보통신기술이 장애인복지에 미치는 영향 중 다음의 두 가지는 매우 중요하다. 첫째, 가상공간에서 장애인과 상호작용함으로써 일반인들의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개선시킨다. 장애인복지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로 일반인들의 장애인에 대한 편견, 즉 잘못된 국민의식이 자주 지적된다. 잘못된 국민의식은 장애인과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제약하고, 그것은 장애인을 모든 생활에서 소외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정보통신기술은 가상공간을 통하여 일반인과 장애인간의 부담 없는 상호작용의 기회를 제공한다. 가상공간에서의 상호작용은 익명성과 평등성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데 매우 유용하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서로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촉발시키고, 장애인복지의 궁극적 목표인 장애인의 사회적 통합을 증진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둘째, 재활서비스의 전달체계에의 정보화이다. 우리 나라의 장애인복지가 워낙 낙후되어 있기 때문에 정보통신기술의 적용보다 더 시급한 문제들이 산재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재활서비스 전달체계가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우리 나라의 장애인복지가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도 크다. 정보통신기술은 리엔지니어링과 결합하여 점진적인 개선이 아니라 근본적인 변화,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 정보통신기술을 재활서비스 전달체계에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낙후된 우리 나라의 장애인복지를 빠른 시간 내에 선진적인 수준으로 발전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