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문제점

가. 시각장애인

올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서울 국립 맹학교 고등부 재학생 전원과 서울 안마사 협회 회원 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조사 대상자 모두 PC와 PC통신을 이용하고 있었다. 이들 중 상당수가 486과 펜티엄 PC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그 누구도 Windows 운영체제 및 관련 응용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왜냐하면 우리 나라에는 Windows용 음성출력을 위한 화면 읽기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이다. DOS 운영체제와는 달리 Windows 운영체제는 그림 위주로 구성되기 때문에 시각장애인에게는 엄청난 장벽이 되고 만다. 미국에서는 Windows 운영체제의 등장으로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직업을 잃게 되고, 이에 Microsoft사에 시각장애인들이 항의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Microsoft사는 이러한 항의를 수용하여 이후에 개발되는 Windows 프로그램에는 장애인에 대한 배려를 약속하였다. 동시에 미국에서는 시각장애인이 Windows 운영체제를 이용할 수 있는 화면 읽기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그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때때로 Windows용 제품을 개발하였다고 언론지상에 홍보는 되고 있지만 시각장애인이 사용하기에는 절대적으로 기능이 미흡하여 사용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국내의 시각장애인들은 아직도 DOS 환경에서 고급 기종의 PC를 이용할 수밖에 없으며, 이것은 시각장애인에게 새로운 장애 추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시각장애인과 관련된 문제로 두번째는 기기 생산을 들 수 있다. 음성합성장치(가라사대)만 유일하게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이것도 외장형 장치는 생산되지 않아서 시각장애인들은 노트북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내장형도 개발된 지 5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품질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점자프린터, 무지점자기, Notetaker 등은 전혀 개발되지 않아서 모두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다. 정보통신기기는 소프트웨어와는 달리 초기 투자가 많이 들어가고, 사후관리가 요구되기 때문에 기업에서 더더욱 개발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제품들은 수출이 가능한 제품들로 해외시장을 고려하면 소프트웨어보다 잠재적 시장이 더 큰 것으로 평가된다.

나. 청각장애인

청각장애인에게는 무엇보다도 가장 기본적인 정보통신서비스인 전화, TV 등을 이용할 수 없는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공중전화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애로가 많다. 미국에서는 법적으로 통신중계서비스, 음량조절 전화기 등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통신중계서비스는 24시간 일반 전화와 동일한 요금으로 제공됨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한편 일본 NTT의 일반 공중전화, 일명 「그린 전화기」의 상당수에는 음량을 조절하는 기능이 부착되어 있고, 디지털 공중전화인 「그레이 전화기」에는 본체 전면에 음량을 조절할 수 있는 버튼과 통신용 단자가 있어 팩스나 전자수첩, 휴대용 PC 등을 접속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두번째로는 휴대용 문자통신 단말기, 특수 전화기 등이 고가로 판매되고 있음을 지적할 수 있다. 장애인들은 일반인에 비하여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태이기 때문에 고가의 기기들을 이용하기 어렵다. 현재 휴대용 문자통신 단말기는 일반 전화기와 호환되지 않기 때문에 상대방도 동일한 단말기를 이용하여야 한다. 즉 청각장애인 가정에는 2대 이상의 단말기가 필요한데, 휴대용 문자통신 단말기의 가격이 한세텔레콤의 경우 594,000원이며 청각장애인 1인에 한해서만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대우에서 판매 중인 골도 전화기도 700,000원대로 매우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

다. 기타 장애인

언어장애인, 지체장애인, 정신지체장애인에게 공통된 문제는 이들을 위하여 개발된 제품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제품들은 특별한 기술 개발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고 수입품 모방만으로도 생산이 가능한데, 투자비용이 많고 장애 유형에 따라 다양한 제품이 요구되는 까닭에 시장성이 매우 낮게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이 제품들도 세계 시장을 고려하면 결코 시장성이 낮다고 볼 수만은 없다.

두번째로는 무료로 보급되고 있는 특수교육용 프로그램의 문제를 지적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우경복지재단에서 매년 3 종류의 특수교육용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신청자에게 무료로 보급하여 주고 있다. 하나의 프로그램을 CD-ROM Title 1,000개씩 제작하여 보급하는데, 홍보와 물량의 한계로 인하여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용하기는 어렵다. 한편 장애인계에서는 무상보급보다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